낮에 집사람과 둘째와 함께 산에 올랐다. 킥보드를 타고 가는 둘째 덕분에 가볍게 뒷산을 한바퀴 돌고 왔다. 산으로 올라가는 길에 있는 저류지를 지나니 멀리서부터 풀내음이 진동했다. 시에서 인부들을 동원해 풀을 깎고 있었다. 지난 봄에 예초작업을 했던 것 같은데, 가을이 되니 한번 더 하는구나 싶었다. 순간 여름이 지나면서 잔디가 덥수룩해진 우리 아파트 조경이 떠올랐다.

저녁을 먹고 런닝을 했다. 파르라니 깎인 잔디를 옆에 두고 저류지 트랙을 달리니 풀내음이 코끝을 지나 머릿속으로 파고드는 느낌이었다. 나쁘지 않았다. 확실히 어제보다 발걸음이 경쾌했다. 아무래도 어젠 저녁을 너무 많이 먹고 달린 듯 했다.

첫 바퀴는 가볍게 걷고 두번째부터 가볍게 뛰었다. 원래는 두바퀴만 뛰고 다시 걷기로 전환하려고 했으나, 몇바퀴를 뛰었는지 헷갈렸다. 그래서 한바퀴 더 뛰었다. 그런데 한바퀴 더 뛰고 나니 생각보다 컨디션이 괜찮아서 한바퀴 더 달렸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4바퀴를 뛰었던 것이다. 그 후 한바퀴 걷고 두바퀴 뛰고 한바퀴 걷고 마무리. 총 9바퀴, 4.8킬로미터 41분간 운동했다.

깎은 풀내음을 맡으며 달리는 기분도 꽤 좋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