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아이가 글씨를 읽기 시작했다. 이제 막 7살이 되었으니 조금 늦은 편이다.

첫째 아이는 5살에 한글을 뗐다. 둘째보다 1년 반가량 빨랐던 것과 비교하면 둘째가 확실히 느렸다.

둘째 아이가 글자를 아예 모른 것은 아니다. 쉬운 글자는 혼자 읽을 정도는 됐었다. 그런데 글자 읽는 것에 대해 소극적이고 혼자 읽고 싶어하지 않았다.

어제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저녁밥을 먹다 말고, 혼자 동화책을 꺼내 보았다. 그러더니 소리내서 책을 읽기 시작한다. 마치 엄마, 아빠보고 들으라는 듯이…

둘째 아이가 글씨를 읽기 시작했다.

제법 잘 읽었다. 어려운 단어는 내가 옆에서 알려주었다. 뒤로 갈수록 조금 힘들어 보였고, 책의 절반 이상은 읽은 것 같다.

그동안 둘째가 첫째에 비해 한글 깨치기가 늦는 것 같아 조금은 불안한 마음이 든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아이를 보채지는 않았다. 거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둘째는 첫째와는 다르게 그림 그리기를 좋아한다. 일설에 글씨를 빨리 깨치면 그림 대신 글씨에 주목하고 그림에 대한 관찰력이 떨어진다고 한다. 아직은 글씨보다는 여러가지 사물을 자세히 관찰하게 해주고 싶었다.

첫째 때는 초보 부모로서 아이에게 빨리 한글을 가르치고 싶었다. 불안한 마음도 있었다. 학습지 선생님을 4개월쯤 불러서 아이가 한글을 빨리 뗄 수 있게 했다. 둘째도 한글을 아예 모르지는 않았기 때문에 본인 스스로가 준비 되면 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아쉬움도 있었다. 품 안에 넣고 책을 읽어주는 기쁨(?)이 사라져 버릴까 아쉽기도 했다. 물론 이제 막 글씨를 읽기 시작했지만 앞으로 1~2년 정도는 책을 아이에게 계속 읽어줘야 한다. 첫째를 키운 경험상으로는 그렇다.

아이가 커 갈수록 부모로서의 짐을 한 개씩 내려놓는 기분이다. 기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