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집을 짓기로 했다.

아니, 사실 ‘집’ 보다는 ‘둥지’에 가깝다.

하루하루 의미를 찾기 어려운 일상에 조그만 흔적이라도 남겨보고 싶었다.

생각의 집을 짓다

사실 조금은 두렵다. 알량한 밑천을 드러내 보이는게 조금은 걱정스럽기도 하다.

언젠가 깜냥에 넘치는 보고서와 씨름하고 있던 나에게 누군가 말했다.

먹은 게 있어야 똥을 싸지.

정답이었다.

앙상한 지식과 일천한 경험, 메마른 감정을 가지고 과연 빈 공간을 채워나갈 수 있을까?

시작보다 앞서는 걱정과 ‘흔적은 남겨서 무엇하나?’라는 회의적 상념이 생각의 구석에 또아리를 틀고 있다.

그러나 인생의 자취를 남겨보고 싶다는 생각과 좀 더 나은 미래에 대한 욕심이 이순간의 나를 이끈다.

매 순간 빠르게 지워지는 현재와 숨가쁘게 나에게 달려오고 있는 미래는 곧 거품처럼 사라지는 과거가 된다.

앞으로 무엇으로 어떻게 이 황량한 공간에 집을 지을까? 과연 끈질기게 물고 늘어질 수 있을까? 여전히 불확실한 걱정이 들긴 하지만, 이렇게 내 인생의 또다른 몸부림은 시작됐다.